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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걸으면서 생각하고 정리했을 뿐이데, 여러가지가 보인다.

그저 가벼운 산책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걷고 싶어 나간것도 아니고, 누구처럼 깊은 사색에 빠져 인생을 논하려는 마음도 아니었다. 그저 목적 없는 유영에 가까운, 그런 돌발적인 행동이었다.

 

나는 가끔 그런 행동을 한다. 아무 생각없이 걷거나, 뛰거나, 앉아 있는다. 이상한 사람이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것들은 결코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그런들 어떠하리, 그저 나름의 합리화를 거쳐 또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일상을 비워내는 방법.

 

아주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이렇게 가만히 있는 나를 내가 보면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아마,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그야, 이 행동이 나에게 필요한 것임을 설명하지 않았으니 알 턱이 없지 않나. 그걸 안다면, 내가 무서울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가볍게 이야기를 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럼, 니가 언질을 줘.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봐.' 아주 쉽다. 그냥 내 이야기를 하면 된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싫다면 어쩌나, 그냥 그렇게 있고 싶고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건데 굳이 그걸 설명하는 것 자체에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대화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하는 대화에서 '유머'를 던지기도 한다. 아주 가벼운 농담이고, 그저 웃고 넘어갈 수 있으면 그만인 그런 내용이다. 그런데, 그 내용에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잘~ 설명 해야만 한다. '어떻게 잘 설명하지.'

 

이런 저런 고민 끝에 진솔하게 설명을 시작한다. 이상하게 이런 설명은 장황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 설명을 하면 괜히 힘이 빠지는 기분이 든다. '다시는 이렇게 안해야 겠다.' 가장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닐까.

 

이런 시간이 길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런 시작이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준다면 지속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 부분에서 타협은 없다. 나에게는 위에서 말한 모습이 도움이 되지만, 타인에게는 또 다른 모습과 행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행동과 모습을 제한하고, 삶을 그저 살아가라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 '그저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 모호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운동으로, 누군가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풀수도 있다. 이런 행동은 이해가되는데 반해, 그저 멍하게 걷거나, 가만히 있는 것은 이상하게 본다. 이 부분은 차별이 아닐까.

 

각 개인은 취향이 뚜렷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취향이 비슷해지는 과정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학습된 결과물일 것이다. 이런 학습된 결과물은 가면에 가까우며, 가면을 쓰고 생활하는 것은 그저 피곤함이 쌓이게 된다. 단 한명이지만, 나는 응원하고 싶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을 꾸려가는 많은 사람들의 숨겨진 취미를 말이다.

 

쓸데 없이 주저리주저리 하고 있지만, 이곳은 그런 곳이기를 바란다. 그런 주저리주저리가 누군가에게 닿지 않겠지만, 비워내는 나의 작은 행위가 나에게는 새로움,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시간도 지금까지 이야기한 시간과 닮아있을지도 모르겠다.